[한국일보] 국비 지원으로 활력 얻은 여주 구도심 도시재생 사업
지난해 12월, 여주시(시장 이항진)는 구도심인 중앙동1지역(여흥동, 하동, 창동 일대 204,944㎡)이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공모 사업 중 중심시가지형에 선정됨에 따라 국비 150억 원과 도비 30억 원을 확보했다. 이는 여주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마중물사업비(359억 원)로 쓰일 계획이다. 여주시 민선7기가 주력 사업으로 추진해온 구도심 도시재생 사업이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되었다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이 사업의 타당성 시비로 시의회로부터 지속적으로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이를 잠재울 새로운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사업을 둘러싼 쟁점과 함께 앞으로 펼쳐질 여주시 도심재생 사업의 규모와 비전을 알아본다.
여주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은 마중물 사업을 포함해 친수기반형 도시재생벨트 조성사업(문화예술교, 현암지구 강변둔치 시민공원, 출렁다리), 행복주택(120호) 등이 포함된 1,324억 원이다. 사업기간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총 5년이다.
이번에 국토부 공모에서 선정된 마중물사업은 여주시의 최대 현안이었던 제일시장 부지에 LH행복주택과 상생 플랫폼, 커뮤니티 센터, 행정복합센터, 공영주차장 등을 복합 조성하는 거점개발 사업과 중앙로 문화의 거리, 여(주)행(복)스테이션 조성, 청소년 창작센터 건립 등의 하드웨어 사업, 그리고 중앙통 상권활력 사업, 여주 로컬 생태계 육성 등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계획되어 있다.
제일시장 부지는 개발을 둘러싼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역은 슬럼화 되고 시민들의 안전마저 위협받게 되자 여주시는 이를 개인 간의 소유권 분쟁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도시재생에서 찾았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 회복’이 여주시가 설정한 도시재생의 목표였다.
여주시의 도시재생전략계획에 따르면 “원도심 인근인 남한강 자전거 길과 여주아울렛 등을 방문하는 유입 인구를 위한 관광‧문화 기능이 결합된 거점 시설을 조성해 상권을 활성화하고, 인구유입 및 SOC 확충을 위한 행복주택, 커뮤니티센터 등을 마련해 주민이 살기 좋기 여행객들이 찾아오는 여주 원도심의 중심성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여주시가 내세운 비전은 “다시 찾는, 여주의 행복. (들를 땐 쉼표’, 머무르면 느낌표!)”이다.
침체된 원도심을 매력적인 중심지로 바꾸자는 이 멋진 계획에 어떤 쟁점이 있을까? 여주시의 K의원은 지난 시의회 정례회에서 중앙동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전국 도시재생 성공률이 10%도 안 되는데 굳이 추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의를 던졌다. 여주시는 도시재생 사업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공률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에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은 2013년 『도시재생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며, 도시경제기반형 선도지역 사업이 최초로 시행된 사례는 2014년 부산 동구와 충북 청주의 연초제조창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국책사업인 한국판 뉴딜 정책에 포함시켜 낙후된 지역을 선정해 50조 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국가정책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된 지는 아직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도시재생 사업은 재건축이나 재개발 같은 도시 정비사업과 달리 기존 모습을 유지하며 노후 주거지와 쇠퇴한 구도심을 지역 주도로 활성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도시혁신 사업이다. 따라서 길게는 수년간 지역 주민과의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 이 기간 동안 시민들의 역량강화와 지역주민의 공동체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이제 사업 준공이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임을 감안할 때, 성공률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이 공론화가 또 다른 쟁점이 된 것은 구)경기실크 공장 부지다. 여주시는 한때 지역 경제에 이바지했으나 쇠락의 과정을 거쳐 방치된 건축물을 도시재생을 위한 공유재산으로 확보해나갔다. 경기실크부지와 하리제일시장 등이 여주시가 매입한 공유재산이다. 특히 경기실크부지는 특색 있는 구조로 문화 예술 공간으로 최적의 장소라는 전문가의 평과 함께 문화관광체육부 유휴 공간 문화재생 기본구상 연구대상지로 선정됐다.
산업유물은 최대한 보존하고, 외형은 살리되 공간은 문화시설, 상업시설, 지역공동체 공간, 청소년시설 등으로 재창조하는 “유휴 공간 문화재생 사업”에 적합하다는 문화 및 도시재생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구 경기실크 부지를 문화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공론화 용역을 추진했다. 공론화는 개발시대의 일방적이고 형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인 공청회와 달리 주민들 스스로 정책을 구상하고 제안하는 숙의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구도심의 물리적 환경 개선이라는 분명한 현재의 개발 이익과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더 가치 있고, 더 활력 있는 도시를 모색하는 공론화의 격차는 크다. 시의회는 2022년도 본예산에서 공론화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해 좀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듯하다. 현재 옛 경기실크 공장부지는 문화적 활용 방안에 대한 공론화 과정을 모두 마치고 시민위원회로부터 학습과 토의라는 숙의 과정을 거친 최종안이 나온 상태다.
이항진 여주시장은 “이제 사업의 시작이니만큼 지속적으로 주민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지역을 함께 만들어나가겠다.”며, 나아가 “출렁다리와 현암지구 강변둔치 시민공원 등과 어우러진 남한강변 도시재생 벨트 실현을 통해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현재 시민들의 뜻을 모으고 있는 경기실크부지까지 포함하여 구도심을 ‘쉼표’와 ‘느낌표’를 갖춘, ‘다시 찾는 행복한 여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11010450002367?did=NA